이즈니크(İznik)
이즈니크는 이스탄불에서 남동쪽으로 200km 가량 떨어져 있는 도시로, 터키에서 다섯 번째로 큰 호수인 이즈니크 호수에 인접해 있다.
이 도시의 옛 이름은 니케아(Nicaea)였다. 로마제국 시절,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기독교 최초의 공의회가 바로 이곳 니케아에서 열렸다. 이 최초의 공의회를 통해 ‘매년 춘분 이후 첫 보름달이 뜬 다음에 오는 일요일’이 부활절의 날짜로 정해졌다고 한다.
'이즈니크'라는 이름은 오스만 제국의 점령 후에 지어진 이름이다. 타일과 도자기 생산지로서 유명하다. 유명한 블루 모스크를 비롯한 제국의 수많은 자미와 궁전들이 이곳 이즈니크의 타일로 장식되었다.
2017년 4월 29일(토)~30일(일)에 이즈미트에 사는 제자 엘리프가 우리를 초청했다.
카이세리에서 비행기로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 공항까지 갔다.
공항을 나와 이즈미트로 가는 그린 버스를 탔다.
시내에서 길이 막혀 예상외로 시간(1시간 40분)이 많이 걸렸다.
먼저 이즈니크(İznik)를 찾아가기로 하고 이즈미트 오토가르에서 엘리프를 만났다.
이즈미트에서 이즈니크로 가는 교통편은 의외로 좋지 않았다.
그 곳에서 그 시간에 직행은 없고 Karamürsel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차가 있다고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Karamürsel로 향했다.
카이세리에서 새벽에 아침 식사를 한지라 출출하여 Karamürsel 오토가르 근처 음식점에 들어가,
이스켄게르 케밥과 치즈 피데를 시켰다.
고급스러운 접시에 특이하게도 토마토와 감자 튀김을 얹어 먹음직스럽게 나왔다.
터키 미인 엘리프와 함께.....
(터키 항공 승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교육 중인데도 시간을 내어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이 곳 Karamürsel이 씨름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에디르네에서도 씨름이 유명하다고 하여 경기장에 갔었는데.....
고양이들의 여유로움이 귀여워서 찍었는데 씨름 선수의 손이 바지 속으로...^^
오후 2시에 이즈니크로 가는 버스 시간이 임박해 바다를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고 오토가르로 향했다.
이즈니크까지 가는 버스는 돌무쉬(미니 버스)였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강원도 어느 산골 마을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을마다 손님이 내리고 타며 한참을 달렸다.
구불구불 산을 서너 개 넘자 드디어 터키에서 다섯번째로 크다는 이즈니크 호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올리브 밭이 계속 펼쳐져 있다.
Ayasofya Kilisesi (아야소피아 교회)
니케아 종교회의가 열렸던 교회당으로 최초의 건물은 4세기에 건축되었다.
그 후 지진 등으로 파괴되어 몇 번이나 다시 건축하였다.
787년에는 교회 내의 성화를 우상으로 볼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7차 종교회의가 이 교회에서 열렸다.
회의 후 교황 하드리아누스 1세는 교회의 성상을 경건히 받아들이되,
하느님과 같이 숭배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한다.
1331년 오스만 제국이 이즈니크를 지배한 이후에 미나레를 추가로 건설해 자미로 사용하였다.
16세기에 화재로 거의 대부분이 소실되었으나 오스만의 유명한 건축가인 미마르 시난에 의해 재건되었다고 한다.
교회의 앞 부분을 배경으로.....
메카 방향으로 미흐랍을 만들어 놓았다.
(미흐랍:무슬림들의 기도 방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모스크에 가면 정면에 아치형 모양의 움푹 들어간 부분을 가리킨다. 그 모양과 크기는 각양각색이다.)
미흐랍 앞에서 부자(父子)가 기도를 드리고 있다.
교회로 들어오는 입구.
바닥의 닳은 대리석이 오랜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듯 하다.
이끼가 끼고.... 들어가 밟지 못하게 빙 둘러 막아 놓았다.
희미하지만 예수와 마리아, 사도 요한 등을 그린 프레스코화를 볼 수 있다.
이스탄불에서 온 대학생들이 교수(?)님의 설명을 진지하게 오랫동안 귀담아 듣고 있다.
바닥 가까운 벽에 그려진 성화를 보호하느라고 유리로 막아 놓아서 사진을 뚜렷하게 찍을 수 없었다.
입구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커다란 돌덩이
아야소피아 교회의 옛날 모습.
셋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우뚝 솟은 미나레가 자미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렇게 보니, 트라브존에서 보았던 아야소피아 교회보다 규모는 좀 작지만 모양은 비슷하다.
타일의 고장 답게 타일로 예쁘게 장식을 했다.
Hacı Özbek Camii(하즈 외즈벡 자미)
1333년 이즈니크에 최초로 세워진 오스만 시대의 자미이다.
현재 터키에 남아있는 오스만 자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독경대를 보더니 그 앞에 앉아 본다.
미나레는 없고 8m 지름의 돔으로 천장을 만들어, 오스만 시대 초기의 자미 원형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터키어가 아주 짧지만, 마실 나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우시는 어르신들께 다가가 말을 건다.
"한국 사람들은 터키 사람들에게 아주 고마워한다. 터키와 우리 한국은 형제의 나라이다."
아주 반가워 하며 차를 마시라고 했지만 시간이 없어 사양하고 돌아섰다.
İznik Müzesi(이즈니크 박물관)
1388년 무라랏 1세가 건설한 이마레티를 이용한 박물관이다.
아미레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던 구호기관으로 19세기까지도 그 역할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곳은 'ㅗ'자 모양으로 건설한 최초의 이마레타로, 오스만 시대 초기 건축의 훌륭한 예를 볼 수 있다.
그리스와의 독립 전쟁으로 크게 훼손 된 것을 1960년대에 복원해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단다. 귀벤맄이 지키고 있다.
할 수 없이 밖에 전시된 석관이라도 몇 컷 찍었다.
박물관 앞에 많은 젊은이들이 덩그러니 놓인 유적 위에 앉아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아쉬운 마음으로 사진 몇 장 찍고 바로 앞에 있는 예실 자미로.....
Yeşil Camii
녹색과 청색의 타일로 장식한 미나레가 있어 매력적인 자미.
할릴 하이렛틴 파샤의 요청에 따라 건축가 하지 무사가 지은 것으로 1378년에 착공해 1392년에 완성했다고 한다.
이스탄불의 자미와는 다르게 미나레가 낮고 굵다.
파란색 유약을 입힌 타일을 지그재그로 장식한 것은 이즈니크의 타일 산업이 유명해진 이후에 덧붙인 것이라고 한다.
자미 내부가 단순하고 아주 깔끔하다.
자미 내부를 둘러 보고 나오는데 한 어르신이 기도를 하러 들어 오시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신다.
자미 안에 검은색 돌이 있는데 그것을 만지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알려 주셔서 궁금하여 다시 들어갔다.^^
그런데 나는 키가 안 닿아서 검은 돌을 만질 수 없었다.ㅠㅠ
예실 자미 가기 전에 있는 또 다른 자미.
자미 옆 한 방에 무덤이 있고 그 안에서 기도를 하기도 하고 경전을 읽기도 한다.
잘 생긴 개가 빵집을 지키는 것인지, 먹고 싶어 그 앞에 엎드려 있는 것인지 ....
버스를 타고 들어오다가 성벽을 보았던 것이 기억 나서 찾아가는 길에 보여 힌 컷 찍었다.
이즈니크 성벽
이즈니크를 팔각형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길이 4,970m의 성벽이다.
A.D. 1세기 경 로마 시대에 처음 세워진 뒤 히드리아누스 황제 시대에 증축했고,
비잔티움 시대에 재건축했다고 한다.
8세기에 증축할 때에는 로마 극장에서 재료를 가져다 썼다고 한다.
터키에 남아 있는 성벽 중에서 디야르바크르의 성벽 다음으로 길다고 한다.
성벽에는 동서남북 네 개의 큰 문과 12개의 작은 문, 114개의 탑이 있다고 한다.
İstanbul Kapı
이즈니크 성벽의 4대 문 가운데 북쪽 방향에 있는 문이다.
개선문과 같은 기념물 위로 성벽을 쌓아 올렸는데,
지금은 건설 당시보다 지대가 높아져 문의 아래 부분은 땅 밑에 묻혀 있다.
문에 장식해 놓은 두 개의 커다란 두상 조각이 인상적이다.
이즈미트로 돌아갈 차 시간이 다 되어,
보존 상태가 좋은 동쪽의 레프케 문과 옛날 교회, 이즈니크 호수를 가까이서 보지 못하여
기회가 되면 다시 오기로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저녁 늦게 이즈미트 엘리프 양의 집에 도착했는데,
엘리프 어머니께서 그 때까지 저녁 식사도 안 하시고 우리를 위해 만찬을 준비해 주셨다.
초르바도 맛있고 만두같이 빚은 음식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다.
계속 더 먹으라고 접시에 얹어 주셔서 과식을 했다.^^
거실에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내일 우리끼리의 이즈미트 여행이 있어서 일찍 잤다.
'터키 여행 이야기 > 마르마라해 지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자의 초대로 찾은 오스만 튀르크의 첫 번째 수도 빌레직 (0) | 2017.10.31 |
---|---|
다시 찾은 이즈니크 (0) | 2017.10.13 |
에디르네 (0) | 2017.05.03 |
이즈미트 (0) | 2017.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