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부 산악지대의 숨은 보석
디 브 리(Divriği)
-잊혀진 산간 도시에 세계 유산으로 등록된 자미가 있는 곳-
세계 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터키의 첫 번째 건축물은 디브리이의 대 모스크(터키어로는 자미Camii)와 병원 건물이다. 13세기경 멘귀츠뤼 왕조의 아흐메트 샤(Ahmet Shah)가 성채 아래 언덕에 자미를 지었고,
그의 부인 투란 멜렉의 뜻에 따라 병원이 함께 건설되었다.
자미와 병원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직사각형(가로 64m,세로 32m) 건물로, 아나톨리아 지역의 전통 양식과 이슬람 건축 양식을 절충한 것이라고 한다. 오스만제국 때 추가된 미나렛을 제외하고는 처음 지어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자미의 입구는 북·동·서쪽에 세 곳이지만 병원의 입구는 한 곳인데 화려한 조각들로 장식되어 있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2016년 10월 29일(토)에 기회가 되면 꼭 가 보고 싶었던 디브리에 다녀왔다.
카이세리 오토가르에 가는 4시 15분 세르비스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 미역국에 밥 말아먹고 집을 나섰다. 오토가르에서 한참을 기다려 시바스로 떠나는 새벽 5시 반 버스를 타고 8시에 시바스에 도착했다. 디브리이 행 돌무쉬가 9시에 있다고 하여 새벽에 길을 나선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어떤 기사분에게 “디브리이?”하고 묻는 사이에 한 분이 다가와 자기를 따라 오라는 손짓을 한다. 뒤를 따라가니 옆 건물에 돌무쉬 표 파는 곳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시바스로 돌아오는 마지막 표 시각을 확인하고 왕복표(1인당 40TL)를 끊었다. 2시간 걸려 디브리에 도착했다.
돌무쉬 표를 끊고 시간 여유가 있어 동행할 제자를 만나 함께 차이를 마셨다.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옛날 생활도구들이 눈길을 끈다.
시바스 시내 전경
디브리 가는 길에 차창 밖에 보이는 풍경들이 아름다워 계속 셔터를 눌렀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과 기찻길이 한국의 여느 농촌의 풍경과 같다.
캉갈 개 조각 : 터키에서 양을 지키는 초대형 개. 수컷이 신장 80cm~1m, 체중 60~100kg이고,
암컷은 신장 70~80cm에 체중 55~66kg나 되는데 평균 크기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개라고 한다.
산에는 나무가 없지만 들에는 제법 가을 을 느끼게 하는 나무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시바스를 출발하여 두 시간만에 디브리에 도착했다.
앞으로 5시간 동안 디브리를 여유롭게 돌아다니려고 한다.
새벽 3시에 식사를 하고 떠나, 출출하여 먼저 점심 식사를 하려고 가까운 식당에 들어갔다.
가볍게 식사를 하고 싶어 메르지멕 초르바를 시켰다. 빵과 함께 먹으면 가벼운 식사로는 괜찮다.
저 멀리 디브리이 성채가 보인다. 자미를 샅샅이 본 후 저 성채까지 올라가야겠다.
드디어 조금 올라가니 언덕에 울루 자미가 보인다. 병원도 같이 있다고 하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많이 작다.
그래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니 기대를 안고 인증샷을 한다.
시바스에 살고 있어 우리를 안내해 주겠다고 나선 예쁜 제자와 함께 자미를 배경으로....
서문에 그림자가 드리우면 오른쪽의 사진처럼 남자의 옆 형상이 나온다고 한다.
북문에 그림자가 드리우면 왼쪽의 사진처럼 여자의 형상이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생각하여 조각을 했을까?
니데 성채 옆에 있는 자미에도 공주(왕비?)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하여 찍어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실패!
그 시간에 맞추어 찍기는 불가능하고, 아주 맑은 날에만 가능하다고 하니 입구에 세워둔 광고 사진만 찍었다.
안내자(가죽 자켓을 입으신 분)가 먼저 병원 입구에서 안내를 시작했다.
열심히 설명을 해 주셨지만 터키어를 알아 듣지 못하는 나는 사진이나.....
병원 입구 문이다.
조각을 보는 순간, 어떻게 돌로 저런 조각 작품을 만들수 있을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치형 기둥 장식 양쪽에 달린 둥근 조각 두 개는 해와 달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 위에 많은 별들이 조각되어 있다. 가운데에 있는 둥근 기둥은 손으로 돌리면 돌아갈 것 같다.
병원 입구 문을 통해 보이는 마을의 모습
병원 문을 들어가면 현관 양쪽 벽에 태극과 비슷한 무늬가 조각되어 있다. 그런데 그 위에 낙서는 무엇일까?
병원 내부의 모습
안내 해 주시는 분이 가운데와 구석에서 차분하게 노래를 불러 주신다. 그 울림이 대단하여 엄숙해진다.
천장과 양쪽 벽의 모습이다. 멋진 울림은 천장과 벽의 구조에서....
이층에 올라가면 의사가 쓰던 방이 있다는데 막아 놓아 올라가 볼 수가 없었다.
(사진 3647, 3648, 3650)
이곳을 구경 온 터키의 한 가족 일행과 함께
자미 내부는 16개의 기둥이 천장을 떠받치고 있으며 미흐랍은 메카 방향인 남쪽을 향하고 있다.
미흐랍의 현란한 조각이 볼 만하다. 자세히 보면 하트 무늬가 위로 향하고 있다.
자미 내부 천장의 모습
복원 공사가 다 끝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기대가 된다.
자미 관람이 다 끝나고 내려다 본 디브리 전경
공사중이라 볼 수 없었던 술탄 전용으로 사용했던 동문
디브리 성은 공사 중이라 개방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맞은편 언덕에라도 올라가 보아야겠다.
자미와 디브리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미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줄을 잇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동행한 제자가 '디브리 성'에 얽힌 전설을 이야기해 주었다. 골짜기가 아주 깊어 끄덕여지는 전설이다.
<전설>
디브리 성에 살고 있는 처녀(공주?)와 골짜기 건너 맞은편 산에 살고 있는 총각이 서로 좋아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처녀의 아버지가 반대를 하였다. 하지만 처녀와 총각은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
마침내 처녀의 아버지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디브리 성과 맞은편 산에 밧줄을 묶어 놓고, 그 총각에게 디브리 성까지 밧줄을 타고 건너오면 결혼을 시키겠다고 하였다.
그 총각이 아슬아슬하게 밧줄을 붙잡고 중간 쯤 건너왔을 때 처녀의 아버지가 밧줄을 끊어버렸다. 그 총각은 깊은 골짜기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얼마 후 그 처녀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시내 반대쪽을 내려다 보니 험준한 바위산들 사이 골짜기에 초록색 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있다.
언덕을 내려와 성 밑으로 가까이 가 보고 싶어 가는 길에 벌통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나무도 별로 없는 곳인데......
디브리 성